영어권 국가 유학경험이 없는 중학교 1년생이 토익 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

광주 동명중학교 1학년인 박성준군(13)이 주인공. 박군은 지난달 15일 치른 토익시험에서 만점인 990점을 받았다. 박군의 성적은 유학을 간 적이 없는 ‘순수 국내파’라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박군이 영어공부를 처음 시작한 것은 동운초등학교 5학년때. 4학년 2학기 때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형 새벽군(17·광주과학고)과 함께 중국 저장성 닝보(寧波)로 ‘4개월 단기유학’을 다녀온 후 본격 영어책을 들었다.
박군은 “영어 잘하는 중국인을 보고 그들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영어학원을 경영하는 어머니 이현숙씨(46)가 집중적인 지도에 나섰다. ‘신데렐라’ 등 테이프가 딸린 얇은 영어책으로 수십번씩 읽고 듣도록 한 것이 가장 든든한 밑천이 됐다. 이어 기초 문법을 익힌 후엔 또 다시 ‘세계명작소설’ 읽기에 들어갔다. 특히 ‘보물섬’은 6개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모두 구해 읽을 만큼 영어에 빠졌다. 토익공부는 영어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시작했다. 6학년 2학기 때 본 ‘토익브릿지’(토익보다 한단계 낮은 시험)에서 만점을 받아 대상을 차지했다.

곧 이어 2005년 1월 치른 ‘성인토익시험’에서 770점을 맞자 함께 토익을 공부하는 형과 ‘토익만점 맞기’ 약속을 했다. 이후 꼭 1년 만인 지난달 유학파도 받기 어렵다는 만점을 얻었다. 지난해 10월 만점을 받은 형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요즘 하버드대 맨큐 교수가 쓴 ‘경제원론’을 원서로 읽고 있는 박군은 “어머니가 재미있는 소설과 동화를 집중적으로 읽도록 지도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이웃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나 사회복지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 이씨는 “늘 영어책을 보도록 동기를 만들어주고 칭찬해 준 것이 전부”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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