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

일상 / / 2008. 2. 22. 16:32
조병화
널 위해서 시가 씌어질 때
난 행복했다.

네 어둠을 비칠 수 있는 말이 탄생하여
그게 시의 개울이 되어 흘러내릴 때
난 행복했다.

널 생각하다가 네 말이 될 수 있는
그 말과 만나
그게 가득히 꽃이 되어 아름다운
시의 들판이 될 때
난 행복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너와 나의 하늘이
널 생각하는 말로 가득히 차서
그게 반짝이는 넓은 별밤이 될 때
난 행복했다.

행복을 오르는 내가
그 행복을 네게서 발견하여
어린애처럼 널 부르는 그 목소리가 바람이 되어
기류 가득히 네게 전달이 될 때
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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