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게 만들어서
남주혁의 전작, '눈이 부시게' 때문인지 몰라도... 너무 몰입하게 만든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마지막 화까지 봤다)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엔딩 때문에 이런 저런 말들이 많은 듯 하다.
멜로 드라마에서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 결국, 이루어졌냐 아니냐가 엔딩의 전부인건 사실이다.
정작 주인공 커플은 안 이루어지고 고유림, 문지웅 커플은 이루어졌으니 주객이 전도된 것이 아니냐는 항의는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허나 마지막에 나희도가 읍조린 것과 같이 우리 모두는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연습의 결과가 성공이 될 수도 있고 실패가 될 수도 있으니,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술꾼도시여자들의 바닷가 '소희네 횟집'의 사장님의 말씀처럼 계속 또다시 사랑을 해라는 의미인 것은 아닐까?
‘사랑들 해. 사랑보다 좋은 게 없어. 밥 먹듯이 해봤다고 휙 건너뛰지 말고 안 해봤다고 미련하게 가만히 있지 말고, 그저 시치미 뚝 떼고 처음 해보는 것처럼 예쁘게 해’
백이진도 고유림도 상대방에게 부담주기 싫어했으나 문지웅은 오직 고유림에 대한 일편단심을 계속 보여주며 밀어붙힌 것(이러면 결국 골인?)에 반해 나희도는 잘 견디다 백이진이 특파원 신청을 했다는 소식에 마음을 내려놓은 것 같다. 백이진은 나희도에 대한 사랑도 기자의 아이덴티티도 둘다 잘 해내고 싶었을 뿐인데 말이다. 물론 후자를 생각하면서 사이드이펙트가 전자에 미칠 영향을 미처 헤아리지 못한 것일 수 있다. 알았다면 나희도를 믿었던 것인데.. 상충되긴 하다.
문지웅이 만약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특파원을 신청했을까? 이런 생각하는 것은 사실은 답없는 문제다.
나도 이제 43이다. 돌이켜보면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응원, 격려, 위로를 주기보다 생채기만 낸 것 같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 모두, 주위 사람들에게 힘이되고 위로가 되고 응원을 해주는 사람들인데 왜 드라마를 보면서 나는 그걸 깨닿지 못하고 아직까지 생채기만 내고 있을까 후회스러운 생각이 든다. 43년간 연습의 결과가 이런거라면 완전 실패다. 아직 늦은 것이 아니라면 그저 시치미 뚝 떼고 다시 처음해보는 것 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응원하고 격려하고 위로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