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노출

이 책은 지면으로만 600페이지가 넘는 두께라 보통 일본 추리소설 기준으로는 좀 두꺼운 편이었다. 물론 이책은 일본 추리소설은 아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17세기를 배경으로 한 영국 해양 역사소설이라고 하는게 더 가까울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몰입감이 있었고 페이지가 잘 넘어갔다.

 

초반 항해를 시작하기 전부터  문둥병환자의 저주로 시작하니 꽤나 흥미로웠고 인물들의 소개가 한방에 우르르 나오지 않고 천천히 등장시켜 주니 부담도 없었다.

하지만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플롯이 "사건의 발생, 탐정"의 투입, 사건의 해결, 소름돋는 반전"인데, 이 책은 탐정이 투입은 되나 빛도 안들어오는 감방에 계속 갖혀 있었다. 물론 가~끔 밤에 잠깐 산책할 시간이 생기긴 했다. 이 시간에 탐정이 사건을 하결하리라 생각했었지만 왠걸, 탐정 = 범인이었다. 물론 그 감옥은 감옥이 아니라 아무도 모르게 들락날락 할 수 있는 감옥이었다. 그리고 주로 극을 이끌고 있는 캐릭터가 아렌트와 사라, 크리지였는데 크리지와 남매 사이였다는 사실이었다.

 

핵심사건인 여덟번째 불빛은 대충 뭔가 트릭일 가능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불을 피울 수 있는 배이어야만 했고 그 추리는 틀리지 않았다. 다만 출처가 셔먼호였다. 그리고 가축들이 도축된 것은 한층 아래에서 긴 칼로 죽였다는건데, 이는 나름 신선한 방법이었고 두번째 얀 하안이 밀실에서 살해된 것은 한층 위에서 긴 칼로 죽인건데, 배는 나무로 되어 있긴하나 층간의 높이가 양탄자로 감쌀 만큼 낮은건가.. 싶기도 했다. 물론 그것보다도 불을 끈 채로 최초 접근자가 다른 뭉퉁한 칼로 살행현장을 훼손하면서 진실을 보기 힘들게 만들었다는게 감탄할 만했다. 나는 여기서 최초 접근자에 주목을 했었어야 했다. 뭐 그런다고 새미와 남매 사이란걸 알턱이 없었겠지만 말이다.

 

좌초된 것은 예정에 없던 일이었던게 분명한게 새미가 너무 큰 부상을 입어서 예상외의 상황으로 아렌트와 사라가 사건의 진실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뭐.. 어쨋든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긴 시간동안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이게 도움이 된 게, 코로나 오미크론에 감염되어 일주일간 격리생활을 하게 된 상황이라 충분히 여유롭고 할일없어 읽을 수 있었다. 이게 불행인지 다행인지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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